< STX Pan Ocean 노동조합 설립을 제안합니다. >

우리들의 오늘을 위해

경영진의 일방적인 회생개시 신청 후 3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우리 모두는 각자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 하면서 회사의 회생을 위한 어려운 과정에 묵묵히 동참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회사의 회생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직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인위적인 인력조정을 실시할 것을 이미 천명한 바 있습니다. 또한, 9월 5일 1차 관계인집회 시 유천일 관리인이 “육상의 경우 연말까지 조직 슬림화를 통해 30% 조정”이라는 언급을 하였으며, 매우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에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직원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확실한 조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현재 노사협의회 규정은 ‘경영상 또는 기술상의 사정으로 인한 인력의 배치전환, 재훈련, 해고 등 고용조건의 일반원칙’을 ‘의결사항’이 아닌 ‘협의사항’으로 명기하고 있습니다. (노사협의회 규정 제22조) 따라서, 회사로서는 노사협의회라는 틀을 통하여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들과 ‘협의’하는 모양새만 갖춘다면 인력조정 시행에 있어 충분한 절차적 정당성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자리는 나와 내 가족의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로 결코 쉽게 처리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설문조사 결과, 약 60%의 직원들께서 필요 하다면 ‘단체행동’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피력해 주셨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팀장협의회 또는 팀원협의회라는 틀 안에서는 ‘단체행동’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단체행동’을 했을 경우 회사의 징계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자의 기본권인 단결권/단체행동권/단체교섭권을 법에 의해 보장받고 있습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따라서, 노동조합은 우리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조직입니다. (실제 단체행동이 필요한 경우 사전에 조합원의 찬/반 투표를 거칠 것입니다.)

우리들의 내일을 위해

Ø  설문조사 결과, 사무지원직군의 고정 O/T 수당이 올해 초 회사의 통보에 의해 일방적으로 삭감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노동조합이 없는 회사에서 힘없는 개인으로서의 일개 직원은 회사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하지 못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환경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우리들의 권리를 지키는 울타리가 될 것입니다.

Ø  회사를 법정관리에 이르게 한 원인이었던 무리한 선박투자는 회장을 포함한 과거 경영진들의 무책임한 결정에서 비롯되었음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향후 회생계획 이행을 통해 새롭게 도약할 우리들의 회사가 다시는 소수에 의해 심각한 경영상의 오류를 겪지 않도록 노동조합을 통해 건강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입니다.

Ø  법정관리 졸업 후 회사의 향방에 대해서 아직 결정된 바는 없으나 산업은행 인수 또는 제3자 매각 추진과정에서 노동조합은 우리들의 대표로서 건전한 회사 운영을 함께 계획하는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013년 9월 6일

STX Pan Ocean 노동조합 설립 제안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