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의 팬오션 인수, 약일까 독일까
입력 2015-01-22 15:53:37 | 수정 2015-01-22 15:53:41 기존 사업
성장 한계에 부딪힌 김흥국 회장의 '승부수' 이 기사는 01월14일(04:4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수금융 의존도 크다는 지적도
하림그룹 "현금 동원력 6000억원에
육박", 곡물 사업으로 '가치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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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610억원’. 팬오션의 새주인이 되기 위해 하림컨소시엄(하림그룹과 JKL)이 지불하기로 한 금액이다. 이 중 8500억 원은 팬오션 유상증자에 참여할 돈으로 시쳇말로 채권단들의 ‘빚잔치’용이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KKR)조차 매각측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이 너무 높다며 본입찰 참여조차
포기한 거래에 하림은 왜 뛰어든 것일까. 하림과 JKL이
띄운 ‘승부수‘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예상 깬 하림의 결단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팬오션 매각 이 ‘유상증자+회사채’ 구조로 나왔을 때 인수 후보들은
유상증자 규모가 5000억원 안팎일 정도로 예상했다. 하지만
법원과 채권단은 신주 발행 규모를 ‘최소 8500억원’으로 제시했다.
신주를 배정받은 곳은 팬오션 지분 58%를 갖게 될 터였다. 팬오션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채무가 더 들어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게 매각측의 의도였다.
이에 대해 KKR, SM그룹, 한국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 도이치은행 등 하림을 제외한 다른 인수 후보들은 모두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규모의 차이는 인수자쪽에서 보면 밸류에이션 산정에서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5000억원만 투입하고 나머지는 팬오션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것과
8500억원을 신주 인수에 넣어야 할 때와는 ‘거래 배수’가 크게 달라진다는 얘기다.
인수 후보들 대부분은 ‘재입찰’을 예상했다. 하지만 하림이 매각측의 제안을 과감히 받아들이면서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달 말까지 본실사를 마치면 3월께
최종 인수계약에 서명할 수 있을 전망이다.
'8500억원 유상증자'안이 나오기 전까지만해도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는 KKR였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무기로 KKR은 팬오션 인수 후 계획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팬오션이
리오틴토 등 호주의 대형 자원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단점을 KKR이 보완해 줄 수
있다는 게 계획안의 골자였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KKR이 팬오션 주요 임원들을 만나 자신의 계획을 설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SM그룹의 우오현 회장도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이기도 한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중견기업들과의 모임에서 팬오션 인수를 선언하면서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당시 김흥국 하림 회장도 자리를 같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 회장은 하림이 인수전에
참여할 뜻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