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좋은 '도전' 구호에 '상명하복'…日 도시바를 좀먹다
- 기사입력2015/07/21 15:40 송고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허울좋은 '챌린지(challenge·도전)'라는 구호에 무조건 '복종'하기.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어감의 '챌린지'라는 단어가 일본 일류 전자기기 기업 도시바 구성원들이 대규모 회계부정을 저지르게 만든 악성 '바이러스'가 됐다.
도시바의 회계부정 문제를 조사한 제3자 위원회는 1천 562억 엔(약 1조 4천 500억 원) 규모의 회계 부정이 2009∼2013년에 걸쳐 이뤄진 배경의 하나로 '상사의 뜻을 거역하지 못하는' 기업문화와 '챌린지'로 명명된 과도한 목표 설정의 '잘못된 만남'을 꼽았다.
지난 20일 공개된 제3자 위원회의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도시바의 각 부문별 책임자는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최고 경영진이 부과한 실적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라는 압력에 시달렸다.
분기별 결산을 하기 직전 수익을 크게 개선하기 어려운 시기에도 각 부문은 경영진으로부터 '챌린지'를 요구받았고, 이 불가능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용 계상을 미루거나 이익을 과다 계상하는 등의 부정 회계를 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TV 사업 부문은 해외 실적 저조가 계속돼 2011년 이후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지만 담당 사업 부서장은 간부로부터 매달 회의 때마다 '챌린지'란 이름으로 제시된 손익개선 목표를 달성하라고 독촉받았다.
아울러 도시바가 한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시스템 장치 제조를 수주했을 때 담당 부문은 낙찰받기 위해 구체적인 실현 대책도 없는 비용 절감 방안이 포함된 '챌린지'를 설정한 뒤 입찰 가격을 적어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결국 '챌린지'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포장된 '당기(當期) 이익 지상주의(일정 기간 안에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것)'와 상사 명령이라면 부당한 요구까지 거역하지 못하고 순종하는 기업 문화가 전현직 사장 3명의 동반 사임을 초래한 회계 부정을 잉태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도시바 임시이사회에서는 회계부정과 관련해 다나카 히사오(田中久雄) 현 사장 등 전현직 사장 3명이 사임했다.
jh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7/21 15:4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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