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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게시판

노동조합은 대중조직이다

 

노동조합은 노동자라면 누구나 가입하고 활동할 수 있는 조직이다. 노동법을 알든 모르든, 아저씨건 아줌마건, 학력종교나이 등에 전혀 관계없이 조합원이 될 수 있고 우리는 그런 차이를 절대로 두지 않은 채 더 많은 노동자가 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왜냐하면 노동조합의 힘은 보다 많은 노동자들의 단결 속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합원들 중에는 우리가 아무런 어색함 없이 부르는 노동가요를 듣고 '너무 살벌하다', '빨갱이 노래 같다'는 이유로 고민하는 조합원들도 있기 마련이다. 조합원들 중에는 노동운동에 일생을 건 직업적 운동가도 있으나 노동조합은 필요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노동조합이다.

 

노동조합은 본래 이렇게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이런 차이들 때문에 경쟁과 분열의 요소도 있을 수밖에 없다. 자본과 권력은 이러한 요소를 그냥 넘기지 않고 노동자들의 분열과 경쟁을 촉진한다. '유연화 전략'이라는 이름 하에 이러한 시도가 총체적, 계획적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협박회유매수하고 적극적으로 공작을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노동자들은 종국적으로 보다 더 광범위한 공통의 이해에 기반하여 단결을 유지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렇게 노동조합의 가장 기본적이 성격 중에 하나가 '계급성'과 함께 '대중성'이다. 이 두 가지가 노동조합의 가장 중요한 성격이다. 노동조합은 계급성 때문에 자주적이어야 하고, '대중성' 때문에 민주적이어야 한다.

 

노동조합에 많은 회의가 필요한 이유

 

'회의진행법' 등을 교육할 때에 "노동조합 활동은 회의로 시작해서 회의로 끝난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노동조합에 그렇게 많은 형태의 회의가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다양한 조합원 '대중'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것이다. 모든 회의가 지향하는 목표는 바로 그것이다.

 

다양한 조합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은 피곤하고 힘든 과정이지만 반드시 해야만 한다. 어찌 보면 사소할 것 같은 문제 하나로 밤을 새워 토론을 해도 결론을 내리지 못할 정도로 힘겹지만 반드시 성실하게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을 거쳐야만 일단 방침이 결정되면 반대했던 소수도 다수의 의사에 승복하고 일사불란한 행동을 하게 된다.

 

노동조합의 3대 질병

 

노동조합의 일상활동을 방해하는 ‘3대 질병이 있다. 그 질병은 역시 노동조합이 대중조직이라는 특성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어찌 보면, 그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곧 일상활동의 내용이라고 할 수도 있다.

 

. 무관심병

  노동조합에 아예 관심 없는 것이 그 증세다. “노동조합 일은 활동가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조합 집행부 활동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조합원은 어떻든 노동조합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열심히 반대하는 사람은 나중에 활동가가 되는 경우가 많다. 무관심병은 노동조합 약화와 어용화의 지름길이다.

 

무관심병에 대한 치료제는 우선 조합원들의 불만 사항과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 내용을 파악하는 활동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중에 실현 가능한 일부터 착수해야 한다. 노동조합이 뭔가 작은 것 하나라도 보여주는 것이다.

 

. 유아독존병

  이 병은 유능한 노조 활동가들이 잘 걸리는 병이다. 열심히 일하지만 저 친구 혼자 다한다는 말을 듣는다면 이 병에 감염됐다고 볼 수 있다. 수차 강조하지만 노동조합은 대중조직이고 노동조합의 힘은 조합원 대중으로부터 나온다. 유능한 활동가의 뛰어난 언변과 많은 지식과 멀끔한 인물은 잠시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그런 노동조합은 후계자가 없을 경우 유능한 활동가들이 물러나는 것과 동시에 생명이 끝난다.

 

유아독존병에 대한 치료제는 무엇보다 올바른 회의 활동이다. “노동조합 활동은 회의로 시작해서 회의로 끝난다.”는 말과 함께 많이 강조되는 표어는 회의도 투쟁이다라는 것이다. 임원(핵심간부)회의, 상집회의, 대의원회의, 소위원회의, 부서별 회의, 현장토론에서 많은 내용들이 걸러지고 다시 반대방향을 거쳐 총회에서 의결되는 것이다.

 

. 해결사병

  3대 질병 중에서도 가장 중증에 속하는 병이다. 조합원들이 노동조합 집행부를 해결사 취급하는 것이 그 증세다. 활동가들과 조합원들이 따로 놀기 시작하면 이 병이 깊어졌다는 증거다. 그런 노조의 조합원들은 임단투를 아예 노조 활동가 몇 사람에게 하청 준 것처럼 생각한다. 활동가들이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시간에도 자기는 죽어라 열심히 일만 하면서 집행부가 알아서 다 해주겠지하는 기대를 한다. 노조 집행부는 열심히 과일을 따는 사람들이고 조합원들은 앉아서 그 과일을 받아 챙기는 사람처럼 인식한다.

 

해결사병의 뿌리는 아주 깊다. 87년 이전에는 그 병에 걸린 노조가 별로 없었다가 그 이후에 급증했다. 실제로 노동조합이 해결사 노릇을 훌륭하게 해내면서 조합원들에게 전리품을 나눠주기에 바빴던 2년간의 대투쟁이 남긴 후유증이다. 정문 앞에 모여서 의샤!” 한번 할 때마다 문제가 해결되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해결사병에 대한 치료제 역시 일상활동일 수밖에 없다.

 

일상활동이 해결책이다

 

노동조합이 달라진 정세와 상황에 따라 기민하게 대처하고 그때그때 적합한 과제들을 수립해 관철시키는 자세는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정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뾰족한 수'보다 매 번 더욱 중요한 것은 노동조합이 항구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과 덕목이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서 어떤 노동정책을 실시하더라도 노동조합이 '일상활동을 글자그대로 일상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할 수 없다. 노동법이 어떻게 개정되든지, 그렇게 개정된 노동법이 노동조합에 어떤 영향을 끼치든지, IMF가 한국의 경제를 초토화시키든지 노동조합은 잘 다져진 일상 활동으로 그 어려움을 돌파할 수밖에 없다.

 

노동조합의 힘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 조합원들은 평소에는 게으르지만, 한번 싸움이 붙었다 하면 완전히 사생결단하는 성격이야"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 평소에 불성실한 조합원은 총파업 때에도 기본적으로 불성실할 수밖에 없다. 평소에 체력을 다져 놓은 사람만이 웬만한 어려움을 만나도 이길 수 있다.

 

일상활동을 '보신탕' '보약' '인삼녹용'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그런 뜻이다. 일상활동으로 잘다져진 노동조합은 지난 총파업 국면과 IMF 상황 하에서도 오랫동안 버틸 수 있었던 반면, 투철한 '노동자 의식'과 화끈한 '성깔'이라는 상징만으로는 효과적인 투쟁을 담보해 내지 못했다.

 

책임을 나눌수록 강해진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고, 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나 학교의 주인인 학생은 생각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고 지닌 뜻이 달라도 괜찮지만,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생각의 차이가 있더라도 행동을 같이 하는 동지적 입장을 항상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주인이 된다는 것은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조직 따로, 조합원 따로'인 이원화 현상을 낳게되면 그 노동조합은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다. 많은 열혈투사를 양산할지라도 아무런 성과를 이룩할 수 없다. 조합원 모두가 자신을 노동조합의 주인으로 생각하고 자기 몫만큼 책임질 수 있는 노동조합이 승리한다. 간부에게 책임이 모두 집중된 조직은 힘이 없지만 조합원 전체가 책임을 골고루 나눈 조직은 무소불위의 조직이 된다. 책임을 나눌수록 조직의 힘은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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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익명게시판은 로그인 안하셔도 쓰실수 있습니다~!!!(냉무) anonymous 0 835 2015-01-27 공지 익명게시판은 로그인 안하셔도 쓰실수 있습니다~!!!(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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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면 죽을수도 있다. 도망가면 산다. ^^ ryan 0 401 2015-08-25 싸우면 죽을수도 있다. 도망가면 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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